로드리고 무뇨스 아비아, 『완벽한 가족』 (다림, 2010)

우리 가족은 완벽하지 않다. 그래도 나는 우리 가족이 좋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에서 이 가족은 완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이 가족에게 결점이 하나쯤은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골랐다. 이 가족이 왜 완벽하다고 말해지는지, 결점이 있다면 그것이 어떤 결점인지 궁금해져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알렉스가 자기네 가족에게서 결점을 찾고자 했던 것과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내 예상대로 이 가족은 결점을 각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의 화자인 알렉스는 완벽한 가족에서 막내이다. 이 가족은 엄마, 아빠, 누나 두 명, 알렉스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은 이 집안에 결점이 하나도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알렉스는 이번 시험에서 두 개의 과목을 실패하였다. 그래서 알렉스는 자기 가족은 결점이 하나도 없는데, 자신만 결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알렉스는 다른 가족들의 결점을 찾으면 기분이 좀 나아질 것 같아서 친구 라파와 함께 가족들의 결점을 찾으러 다닌다. 그 결과, 역시 가족들도 사람이어서 결점이 하나씩 있었다. 아빠인 페는 실업자이고, 엄마 세타는 담배를 피고, 누나인 델리아와 실비아는 컨닝 페이퍼를 만들었다.

이처럼 사람은 누구나 결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결점이 있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책의 가족들은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고, 자신의 결점을 인정하지 않아 결점을 숨기며 지낸다. 결점이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결점을 숨기는 이러한 점이 문제가 된다. 자신의 결점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의 결점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결점을 숨기고 지내기 때문에 언제 들킬지 몰라 항상 불안해할 수도 있다. 불안한 상태로 지내기 때문에 남이 보기에는 행복해보여도 자기 자신은 행복할 수 없다.

나에게도 결점이 많다. 나는 공부를 못 한다. 하지만 공부를 못 한다고 자존심 상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이라고 해서 공부가 다는 아니다. 그러므로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상대방이 부러우면 부러워하면 되지, 자괴감까지 느끼며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도 물론 결점이 있을 수 있다. 나도 내가 공부를 못 해서, 공부 잘하는 아이와 나를 비교한 적이 있다. 그런데 알렉스의 친구인 라파의 생각을 읽어보니,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파의 집은 결점이 많은 집이다. 그만큼 다른 집의 결점을 이해해준다. 라파의 집안은 매일 어질러져 있다. 가족들은 신발을 신고 침대 위로 올라가며, 매일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는다. 라파의 엄마는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어서 뚱뚱해졌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그냥 먹는다. 라파의 아빠는 로또가 당첨되어서 많은 돈을 얻었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한다.

결과적으로, 라파의 집안은 결점이 많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의 결점을 이해해준다. 라파는 아빠가 실업자라서 놀란 알렉스에게 “그래, 누구나 실업자가 될 수는 있어.”라고 말하며, 그 결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세상에 결점이 없는 사람은 없다. 나도 결점이 있고, 내 친구, 우리 부모님은 물론 연예인들도 결점이 있다. 완벽한 것보다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노력은 자신의 결점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 가족은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 가족이 완벽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