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과 함께하는 논술수업은 문제의 함의를 파악하고 정해진 답안을 형식에 맞춰서 작성하는 입시 수업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공간자리 논술수업의 목표는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청소년들이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합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이를 논거를 들어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연습을 합니다. 둘째,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법을 익힙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듣는 것은 소통의 기본이며, 자신의 생각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이를 통해 유연하고 열린 사고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글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앱니다.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작업에 재미를 느낄 때,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바른 문장 쓰기와 같은 연습은 이루어집니다. 넷째, 독해력을 향상시킵니다. 매 수업마다 주어지는 자료들을 읽고 그것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는 과정을 통해 글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다섯 째,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는 훈련을 통해, 건강한 가치관 형성에 기여합니다. 청소년 당사자의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및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시사적인 이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합니다.

수업 목표에서도 드러나듯이, 공간자리의 논술수업은 단순히 읽고 쓰는 것에 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사고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함께 토론하는 것에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2시간 30분의 수업 시간 중 1시간 30분 동안은 주어진 자료를 읽고, 고민하고, 토론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합니다. 나머지 1시간 동안 논술문을 작성합니다. 매주 토론 주제는 청소년 선거권, 청소년 인권에서부터 한국의 경제적 불평등 문제, 성범죄자의 신상 공개 논란, 기후 변화의 대응 방안 등 다방면에 걸쳐 있습니다. 매주 한 가지 주제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읽고, 글의 핵심을 파악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합니다. 다른 친구들의 생각에 동의를 표하거나 반박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습니다. 이를 매주 한 편의 논술문으로 풀어내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2018년 1학기에는 학생들에게 좀 더 다른 도전 기회를 주고자, 6.13 지방선거와 관련된 일간지 독자란 투고문을 함께 쓰고, 청소년 서평대회에도 참여했습니다. 매주 우리끼리 글을 쓰는 것도 좋지만 우리의 글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 학생들의 동기 부여에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학기 수업에서도 청소년들과 함께 읽고, 말하고, 쓰면서 다양한 도전을 시도해보고자 합니다.

많은 친구들을 공간자리 논술 수업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